[4조 8000억 원대 마약 운반 혐의…22년 만에 국내 송환]

남미 해상에서 대규모 마약류를 운반한 혐의로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의 적색수배를 받던 80대 남성이 약 22년 만에 국내로 송환됐다.

경찰청은 10월 26일 부산해양경찰서와 합동으로 국제공조수사를 진행한 결과, 아프리카 가나에서 장기간 도피 생활을 이어온 피의자 A씨를 지난 20일 국내로 송환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02년부터 2004년까지 남미 공해상에서 국제 마약밀매조직의 마약류를 운반하고 그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당시 운반한 마약류는 코카인으로 추정되며, 전체 규모는 5385kg에 달한다.

경찰이 추산한 마약류의 가액은 약 4조 8000억 원에 이른다.

A씨는 과거 범행에 함께 연루된 공범들이 사법처리를 받자 해외로 도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가나에서 장기간 머물던 A씨는 한국 경찰과 해경, 현지 관계기관의 국제공조를 통해 신병이 확보됐다.

이번 송환은 대규모 국제 마약범죄 혐의자를 장기간 추적해 국내 수사기관의 조사 대상으로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원양어선 이용해 마약류 5385kg 운반 혐의…총 5차례 범행 의혹]

경찰청에 따르면 A씨는 2002년부터 2004년까지 원양어선 B호의 관리·감독 책임자로 승선했다.

당시 B호는 남미 공해상에서 마약밀매조직과 관련된 마약류를 운반한 것으로 수사당국은 보고 있다.

A씨는 해당 선박을 이용해 총 5차례에 걸쳐 마약류 5385kg을 운반하고 그 대가로 운반비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운반된 물품은 코카인으로 추정되지만, 경찰은 이번 발표에서 해당 마약류의 성분을 확정된 것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또한 A씨가 실제로 받은 운반비의 구체적인 금액이나 마약밀매조직 내 역할 등은 추가 수사를 통해 확인할 예정이다.

이번 사건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마약류의 규모와 운반 기간이다.

수사당국이 밝힌 마약류의 전체 중량은 5톤을 넘어서며, 추정 가액 역시 수조 원에 달한다.

다만 해당 금액은 경찰이 발표한 추정 가액으로, A씨가 직접 취득한 범죄수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경찰은 선박 운항과 마약류 운반 과정에서 A씨가 어떤 역할을 수행했는지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다.

[공범들 사법처리되자 가나로 도피…2004년부터 장기 체류]

A씨의 해외 도피는 함께 승선했던 공범들이 사법처리를 받으면서 시작된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경찰청 발표에 따르면 당시 원양어선 B호에 승선했던 공범들이 수사기관에 적발돼 사법처리를 받자 A씨는 아프리카 가나로 도피했다.

이후 2004년 무렵부터 가나 현지에서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생활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수사기관은 A씨가 해외로 도피한 이후에도 추적을 이어갔다.

특히 부산해양경찰서는 A씨에 대한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하는 등 국제적인 추적 절차를 진행했다.

인터폴 적색수배는 범죄 혐의자 등의 소재를 파악하고 체포 등 필요한 조치를 요청하기 위해 국제적으로 공유하는 수배 통보다.

다만 적색수배 자체가 유죄 확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실제 신병 확보와 송환은 각국의 법률과 절차에 따라 진행된다.

수사당국은 이러한 국제공조 절차를 통해 오랜 기간 해외에 머물던 A씨에 대한 추적을 계속해 왔다.

[경찰청·부산해경·가나 경찰 공조…현지 소재 최종 확인]

이번 송환 과정에서는 국내 경찰과 해경뿐 아니라 가나 현지 경찰, 대한민국대사관의 협력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부산해양경찰서는 A씨에 대한 인터폴 적색수배 요청 등 추적 활동을 지속했다.

경찰청은 가나 경찰과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공조수사를 진행해 A씨의 현지 소재를 최종 확인했다.

이후 주가나 대한민국대사관의 협력을 통해 가나 경찰이 불법체류 혐의로 A씨를 검거했다.

가나 당국은 현지 법률에 따른 강제추방 절차를 진행했고, A씨는 10월 20일 국내로 송환됐다.

이는 마지막 범행 시점인 2004년을 기준으로 약 22년 만이다.

이번 사건은 한국 수사기관의 장기 추적과 해외 현지 경찰의 법 집행, 외교기관의 협력이 결합해 이루어진 국제공조 사례다.

특히 국내 수사기관이 직접 현지에서 강제력을 행사하는 방식이 아니라 가나 당국의 법적 절차를 통해 신병을 확보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부산해경, 피의자 신병 인수…마약 운반 대가·조직 연관성 수사]

국내로 송환된 A씨는 부산해양경찰서에 인계됐다.

부산해경은 A씨의 신병을 인수해 부산해양경찰서 유치장에 입감했으며, 구체적인 범행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다.

주요 수사 대상은 남미 해상에서 이루어진 마약류 운반 과정과 A씨의 역할이다.

또한 마약 운반 대가로 지급받은 금액과 지급 경위, 국제 마약밀매조직과의 관계도 확인할 예정이다.

특히 당시 원양어선의 운항과 관리·감독 과정에서 어떤 방식으로 마약류 운반이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

수사당국은 A씨가 실제로 운반 범행에 어느 정도 관여했는지와 관련 조직과의 연관성을 수사를 통해 규명할 방침이다.

다만 현재 A씨에게 적용된 내용은 수사기관이 제기한 혐의이며, 형사재판을 통해 유죄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따라서 마약류 운반 규모와 대가 수수 등 구체적인 범죄사실은 향후 수사와 사법절차를 통해 확인돼야 한다.

[국제 마약범죄 대응…해외 도피 피의자 끝까지 추적]

이번 사건은 마약범죄가 특정 국가의 영역을 넘어 국제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경찰이 발표한 혐의 내용에 따르면 마약류 운반은 남미 공해상에서 이루어졌으며, 관련 피의자는 이후 아프리카 가나로 도피했다.

범행 의혹이 제기된 장소와 도피 국가, 수사를 담당하는 국가가 서로 다른 만큼 사건 해결을 위해서는 국제적인 정보 공유와 공조가 필요했다.

경찰청과 해양경찰청은 이번 송환이 양 기관을 비롯해 현지 대사관과 가나 관계 당국의 긴밀한 협력으로 이루어진 성과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앞으로도 해외로 도피한 중대 해상범죄 피의자를 끝까지 추적하고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사건을 통해 약 22년간 해외에 머물던 피의자의 신병이 국내 수사기관에 확보되면서 장기간 이어진 수사도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다.

앞으로는 A씨가 실제로 마약류 운반에 관여한 경위와 국제 마약밀매조직과의 연관성, 운반 대가 수수 여부 등이 주요 수사 쟁점이 될 전망이다.

해외 도피 피의자에 대한 장기 추적과 국가 간 형사사법 공조가 국제 마약범죄 대응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