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SRT 통합 운행 시작…10년 만에 고속철도 운영체계 변화
KTX와 SRT로 나뉘어 운영되던 고속철도가 통합되면서 철도 이용객의 이동 편의와 운임 부담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김경택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은 10월 16일 대한민국 정책브리핑에 게재한 기고문 '철도 통합의 시대…부담은 낮추고 이동 편의는 높이고'를 통해 고속철도 통합의 성과와 향후 철도서비스 개선 방향을 설명했다.
기고문에 따르면 지난 9월 KTX와 SRT의 통합 운행이 시작되면서 약 10년 동안 분리돼 있던 고속철도 운영체계가 하나로 연결됐다.
기존에는 KTX와 SRT가 각각 운영되면서 서비스 경쟁이 이뤄졌지만, 제한된 열차 차량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통합 운행 이후에는 차량을 보다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면서 좌석 공급 확대와 운임 인하가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이번 통합은 고속철도 운영체계뿐 아니라 코레일 자회사 재편을 통한 현장 서비스 개선도 함께 추진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수서역 좌석 31% 증가…KTX 운임 평균 10% 인하
고속철도 통합의 주요 변화는 좌석 공급 확대와 운임 인하다.
김 연구위원에 따르면 통합 이후 수서역 출발·도착 좌석 공급은 1년 전보다 31% 증가했다.
KTX 운임 역시 SRT 수준으로 평균 10% 인하됐다.
고속철도 이용객 입장에서는 기존보다 더 많은 좌석을 이용할 수 있고 운임 부담도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특히 수서역을 이용하는 승객들은 좌석 공급 확대에 따라 열차 선택 기회가 늘어나는 변화를 체감할 수 있다.
고속철도 이용객 수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 일평균 고속철도 이용객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약 12% 증가했다.
다만 김 연구위원은 9월에 추석 연휴가 포함돼 있었다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따라서 이용객 증가에는 좌석 공급 확대와 운임 인하뿐 아니라 명절 이동 수요 등 여러 요인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코레일 자회사 5곳에서 3곳으로 통합…서비스 기능별 재편
고속철도 운영 통합과 함께 코레일 자회사 체계도 개편됐다.
기존에는 매표와 열차 승무, 편의점, 청소, 유지보수 등 철도 관련 서비스가 5개 자회사에 나뉘어 있었다.
이로 인해 철도 이용객이 하나의 이동 과정에서 여러 기관의 서비스를 이용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열차 내 분실물 처리다.
기존에는 승객이 열차에 물건을 두고 내리면 코레일네트웍스 고객센터에 신고하고, 코레일관광개발 소속 승무원이 물건을 발견해 역에 맡기는 등 업무가 여러 회사에 걸쳐 진행될 수 있었다.
이러한 서비스 단절을 줄이고 업무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코레일 자회사 5곳이 3개 전문 자회사 체제로 재편됐다.
개편된 자회사 체계는 다음과 같다.
전문 분야통합·재편 대상고객서비스코레일관광개발 + 코레일네트웍스유통·물류코레일유통 + 코레일로지스유지관리코레일테크
고객서비스 분야는 승객 응대와 철도 이용 과정의 편의 개선에 집중하고, 유통·물류 분야는 역사 내 유통서비스와 물류 기능을 담당한다.
유지관리 분야는 철도시설과 관련된 유지관리 업무의 전문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운영된다.
장애인·노약자 이동지원…한 번의 문의로 승하차까지 도움
정부는 자회사 통합에 따른 변화로 '국민체감서비스 10가지'를 발표했다.
주요 내용 가운데 하나는 장애인과 노약자 등 교통약자를 위한 이동지원 확대다.
앞으로 교통약자가 한 번만 문의해도 철도역 내부 이동부터 열차 승차와 하차까지 연계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할 계획이다.
기존에는 이용 과정에 따라 서로 다른 담당 부서나 기관에 문의해야 하는 불편이 발생할 수 있었다.
정부는 고객서비스 기능을 통합해 이러한 불편을 줄이고 교통약자가 보다 편리하게 철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실제 서비스 제공 방식과 시행 시점 등은 세부 운영계획에 따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역사 편의점 가격 인하…열차 자판기는 수하물 공간으로 전환
철도역과 열차 내부의 편의시설도 개선된다.
정부는 역사 내 편의점 상품 가격을 낮추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한 이용률이 낮은 열차 내 자판기를 수하물 공간으로 변경할 계획이다.
열차 내부에서 짐을 보관할 공간이 부족하다는 이용객들의 불편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다만 모든 열차의 자판기가 일괄적으로 철거되는 것은 아니며, 이용률 등을 고려해 관련 시설을 변경하는 방향으로 제시됐다.
철도 이용환경을 쾌적하게 만들기 위한 청소 서비스도 강화한다.
역사에는 인공지능(AI) 청소장비를 도입하고, 일반열차 화장실에 대한 특별 청소도 추진한다.
정부는 이러한 개선을 통해 철도 이용객이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 품질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철도역 주차요금 할인·공유 차량 연계…역에서 목적지까지 이동 편의 확대
철도서비스 개선은 역과 열차 내부에만 머물지 않는다.
정부는 철도역에 도착하기 전과 역에서 내려 최종 목적지로 이동하는 과정에서도 자회사의 역할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철도역 주차요금 할인과 공유 차량, 수요응답형 교통서비스 등을 연계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수요응답형 교통은 이용자의 이동 수요에 따라 차량 운행 경로나 시간 등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교통서비스다.
이러한 교통수단을 철도와 연계하면 역에서 관광지나 주요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과정의 불편을 줄일 수 있다.
특히 철도역과 관광지를 연결하는 교통서비스가 확대되면 지역 관광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역사 내 지역상품 판매 확대…중소기업 수출 지원도 추진
철도 자회사 통합을 계기로 지역경제와 연계한 사업도 확대된다.
정부는 철도역에서 판매하는 지역상품을 늘리고 지역·중소기업의 해외수출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철도역은 다양한 지역의 이용객이 모이는 교통 거점이라는 점에서 지역상품을 소개하고 판매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다.
정부는 역사 내 유통서비스와 물류 기능을 연계해 지역상품의 판로 확대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구체적인 참여기업 선정 방식이나 지원 규모 등은 이번 기고문에 제시되지 않았다.
자회사 통합 이후 고용 유지·근무 여건 격차 해소도 과제
김 연구위원은 철도 통합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서비스 개선뿐 아니라 조직 운영의 효율성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레일과 자회사 사이, 자회사 상호 간에 존재하는 유사·중복 업무를 조정해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자회사 통합 과정에서 고용을 유지하면서 회사마다 다른 근무 여건의 격차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단순히 조직을 합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업무 체계와 근로환경을 개선해야 통합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가 발표한 국민체감서비스 10가지 역시 계획 발표에 그치지 않고 이행 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공기관 지방 이전과 맞물려 지역 간 철도 이동 중요성 확대
김 연구위원은 철도 통합이 향후 공공기관 지방 이전과도 연계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정부가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과 중앙행정기관 이전 등을 발표하면서 지역 간 이동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공공기관과 행정기관의 이전이 본격화되면 지역 간 출장과 주말 가족 왕래 등 다양한 이동이 증가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통합 고속철도는 수도권과 지역, 지역과 지역을 연결하는 주요 교통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다.
김 연구위원은 고속철도 운영 통합과 자회사 기능 재편이 함께 이뤄질 때 철도산업 전반의 서비스 개선과 효율성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철도 통합, 실제 이용 편의 개선으로 이어질지가 관건
이번 철도 통합은 고속철도 운영과 현장 서비스 체계를 함께 개편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KTX와 SRT 통합 운행 이후 수서역 좌석 공급 확대와 KTX 운임 인하 등 이용객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나타났다는 평가가 제시됐다.
앞으로는 교통약자 이동지원과 편의시설 개선, 주차·공유 차량 연계 등 추가적인 서비스 개선이 추진될 예정이다.
다만 자회사 통합에 따른 업무 조정과 근무 여건 개선, 국민체감서비스의 실제 이행 여부는 지속적인 점검이 필요한 부분이다.
김 연구위원은 통합 고속철도가 수도권과 지역을 연결하는 교통망이라면 기능별로 재편된 자회사들은 이용 과정의 편의를 높이는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속철도 통합의 성과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운임과 좌석 공급뿐 아니라 역과 열차, 목적지까지 이어지는 이동 과정 전반에서 실질적인 서비스 개선이 이뤄지는지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